2012년 7월 5일 목요일

일년의 여름. 그 시작




나는 육로로 여행을 다니는게 좋다고 어느순간부터 정해져있었다.
아프리카로 중동으로 아시아를 돌아 다니면서도 나는 제대로 국경을 넘어 다니고 있었다. 
그렇게 몇번의 여행을 출발하고 이제는 어딘가를 가게 되면서 몇번이나 가게 되는 나라들이 생기게 되던 즈음 지구본을 빙글 빙글 돌려 보던 중 재미있는 부분을 찾아냈다. 
러시아에서 알래스카까지 직선거리 80여 킬로미터밖에 되지 않는 베링해협이다.
 ‘만약 러시아를 가로질러서 저길 건너면 미대륙까지 육로로 갈 수 있겠는데?’
(실제로는 바다를 건너야 하니 육로라고까지 하기는 어렵지만 지구의 멘틀위에 붙어 있다는 다는 커다란틀이라고 생각했다) 라는 생각이 ‘일년의 여행’을 시작하게 만들었다.




정보를 찾아보기 시작한다. 
블라디 보스톡까지의 배는 얼마든지 많이 있으니 러시아로의 길은 크게 문제 될것이 없다.
문제는 블라디 보스톡에서 베링해까지 가는 길이다.
러시아의 북부로 가게 되면서 광활한 타이가 지역을 지나는것이 큰일이다.
4wd차량이 있다고는 해도 한대의 차량으로 그곳을 지나는것은 여간 어려운일이 아니다.
함께할 사람들을 구하는것이 좋을것 같은 생각에 여행 사이트에 계획을 올린다.
이런 저런 염려의 댓글들이 달리기 시작한다.
내가 출발을 하려는 여름의 타이가는 군데 군데 커다란 물 웅덩이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그곳을 제대로 이해하는 현지 전문가가 없다면 불가능 할거란 글이다.
그리고 그보다 더 무서운건 타이가가 끝나면서 나타날 영구동토 툰드라 지역이다.
여름이기 대문에 얼어죽을만큼의 추위가 있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제대로 된 길이 전혀 없는 자연그대로의 상태를 달린다는것은 너무도 어렵다는 이야기다. 
몇가지의 고민들로 머리를 싸맨지 몇일째 보다 더 큰 좌절의 이야기가 들려온다.
베링해협의 러시아와 알래스카 사이에는 육로국경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출입국 사무소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그래도 뭔가 방법이 없을까 하고 여기저기에 자문을 구하는동안 초반에 자문을 구했던 러시아사진작가 친구로부터 연락이 왔다.  

"nom(제 이름입니다.)! 지금까지 베링해협을 여행자로 건넌 사람은 세명이래 그 중에 두명은 구속이 되었다네 한명은 구속은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 방향이 다르다는것 같아.
러시아에서 미국으로 넘어간 두명은 구속이 되었고 미국에서 러시아로 넘어온 한명이 구속이 되지 않았다는것 같아. "

모험을 즐기지 않는건 아니다. 어려운 상황도 얼마든지 있었다.
힘든일이라는것에 대해서 포기할 마음은 없지만 국경이 없다는 말에는 더이상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하지만 머릿속은 이미 북미와 중미를 지나 남미의 끝까지 지구를 세로방향으로 지나가는것에 대한 꿈으로 가득차있다.
 지난번에 마지막으로 향했던 곳으로 비행기를 타고 날아가본적이 없는것은 아니니 툰드라까지
그리고 반대편 동토로 여행을 두번에 나눠 하는건 어떨까 생각이 든다.
하지만 역시 내 머릿속은 이미 미 대륙에 있다. 


나의 가장 큰 후원자인 jjals에게 말을 한다.

 ‘ 나 아무래도 알래스카로 가야 할것 같아..’

 ‘ 이번엔 얼마나 가려고?’

 ‘ 그렇게 길지 않을꺼야.’

 ‘ 가야지 오빠가 가고싶으면.’

늘 너무 고마운 친구다. 물론 정말 이 여정을 준비할때만 해도 이렇게나 길어질거란 생각을 하진 못했다.
어떤식으로 이동을 하게 될지 어디를 거쳐서 갈지 혹은 어디를 갈지를 아무것도 정하지 못했다.
어느정도인가 하면 내가 종착지라고 생각했던 우수아이아를 그당시 일기에는 우수야로 적어두었다.
좀처럼 다시 읽지 않는 일기를 다시 읽으며(보통은 그렇다 일기란건 다시 읽기 위해서라기 보단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우수야가 뭐지 ? 라고 고개를 갸우뚱 했으니 말이다. 

알래스카로 출발하기 전날밤 언제나와 마찬가지로 이제야 비로서 나는 짐을 꾸리기 시작한다.
딱히 애를 먹지는 않는다. 이미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내 짐들은 가방속에서 나를 기다리고있다.
반들반들해진 카메라와 렌즈들, 무겁지만 도저히 버릴 수 없는 맥북프로, 다이어트를 한껏한  삼각대와 아이폰은 당연하다.
여행의 짐을 꾸리는건 사람마다 조금씩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겠지만 나의 경우엔 이것들이 전부다. 

카메라
d700/ mbd700
24-70 / 70-200
충전기/베터리4
aa홀더
cf메모리16x3
삼각대/헤드
sb900

맥북프로
아이폰/충전기
수첩/볼펜

반팔티2
얇은 긴팔티1
윈드브레이커1
긴바지1
반바지1
속옷3
양말3 얇은등산용


위생용품
칫솔/치약/비누/샴푸/로션/바디로션/바디클렌져
상비약



지갑용품
여권/fake지갑/visa카드/master카드/직불카드/city카드/

더 많이 가져가든 더 적게 가져가든 여행에서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여행가방은 어차피 하나이고 그 하나의 가방은 어떤식으로든 나를 따라오는 친구가 된다. 
익숙한 가방에 손에 익숙한 당연한 물건들을 넣는다는건 여행을 하는것만큼이나 자신을 알아가는 길이다.






댓글 4개:

cuteberry :

멋져요~~앞으로 꾸준한연재글 부탁드려요^^

cuteberry :

멋져요~~앞으로 꾸준한연재글 부탁드려요^^

cuteberry :

멋져요~~앞으로 꾸준한연재글 부탁드려요^^

cuteberry :

멋져요~~앞으로 꾸준한연재글 부탁드려요^^